DDC.2023 후기
1월 28일 토요일에 인생 첫 개발자 컨퍼런스를 갔다왔다. 처음 가는 컨퍼런스이다 보니 기대를 많이 하고 갔는데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재밌는 경험이었다. 예전에 다른 컨퍼런스 영상들을 찾다보면 주로 기술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던 것 같은데 이번 컨퍼런스는 기술적인 얘기 보다는 주로 성장에 대한 얘기를 많이 다룬것 같다.
대부분의 세션들이 자신의 성장에 대한 얘기, 경험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것 같다. 다른 사람들의 고민했던 과정들을 들으며 내가 현재 하고 있는 고민들과 비슷한 부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이 나만 하는게 아니라 다른 개발자 분들도 많이 하는 고민이구나 라고 많이 느껴서 위로 아닌 위로를 받고 온것 같다. 지금부터 세션별로 간단하게 정리하도록 하겠다.
1. 데이터사이언티스트입니다. 무신사도 괜찮나요?
첫 세션에서는 무신사에서 데이터사이언티스트로 일하고 계신분이 나오셔서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가장 와닿던 얘기는 전직장에서 무신사로 이직할 때 얻고 싶은 부분이 명확했다는 얘기였다. 매력적인 산업군이냐, 성숙한 회사는 제외하고, 성장하는 회사인가 라는 얻고 싶은 부분을 명확히 하고 이직을 했다고 했다. 나도 이직을 항상 준비중인데 조금은 멈춰서 무엇을 위해 이직을 하고 싶은 것인지에 대해 한번쯤은 고민해볼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또 공감됐던 이야기가 나는 잘 하고 있나?, 이대로 괜찮은가? 라는 질문이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문서나 ppt도 만들면서 자신의 직무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이 있었다고 했고, 피드백이나 가이드를 줄 수 있는 시니어의 부재를 아쉬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떤 일이든 정답은 없다, 각자의 상황에 맞는 정답이 있을 뿐이고 다른 회사의 정답은 좋은 레퍼런스일 뿐이라고 한 얘기도 좋은 말이라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어떤 동료가 좋은 동료라는 질문에 과연 이 사람이 다음 프로젝트도 같이 하고 싶은 동료인가를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도 업무와 업무 사이에 빈 부분을 채워주는 사람이 다음에도 같이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얘기를 했는데 정말 깊은 공감과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되는 얘기였다. 앞으로는 조금 더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개발자가 되면 좋겠다고 많이 느꼈다.
2. 어쩌다보니 개발자가 됐어요. 어떻게 나답게 성장할까요?
처음에는 개발자로 전혀 생각이 없던 분이 여러 경험을 통해 개발자로 일하게 된 사연에 대해 얘기해주셨다. 결국 하고 싶은 얘기는 어떤 경험을 하던 후에는 중요한 경험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것 같다. 추가로 마지막에 왜 이 서비스를 만들고 내가 개발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있다면 더 좋은 개발을 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 부분은 정말 맞는 말이라고 느낀게 나도 개인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개발하는게 훨씬 공들여서 재밌게 개발하는것 같다. 반면 옳은 행동은 아니지만 회사에서 개발하는 부분은 명확히 왜 개발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개발을 진행하다 보니 확실히 엄청 재밌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것 같다. 나중에 내가 리드급으로 성장하게 된다면, 이런 부분을 팀원들에게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해주면 좀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3. 성장의 정점에 도전하는 엔지니어로서의 경험
이날 컨퍼런스에서 들은 얘기중 가장 많은 것을 느낀 세션이었던것 같다. 이분은 굉장히 이직을 많이 하셨는데 첫 직장(삼성SDS)에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 처음 2년동안 배운 기술로 평생 먹고 산다.
- 실패는 있을 수 없다.
- 3년차 부터는 도전을 안하게 됨(실적문제)
놀라운 점은 특히 첫 얘기가 내가 현 회사에서 들은 얘기라는 점이다...결국 비슷비슷한건가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결국 이분의 결론은 이직만이 살 길이다. 하나만 걸려라였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문구로 소개했다.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있을 수가 없다 - 베르세르크"
많은 생각이 들게 한 문구였다. 결국 현재 팀이 싫어서 도망친 곳이기 때문에 운좋게 원하는 팀으로 갈 수는 있더라도 일반적으로는 비슷한 상황일 것이란 얘기였다. 나도 다시한번 왜 이직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겠다.
첫 회사에서 2번의 이직을 통해 SAP Labs 라는 외국계 회사로 입사했다고 했다. 굉장히 만족스러운 회사 생활을 했다고 하며 특히 해당 회사의 기술적 아쉬움 때문에 많은 불안감이 생기던 시기라고 했다.
우울한 기분이 들 때 그 기분에 속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자기도 아래 말을 되새기면서 우울하더라도 몸을 움직인다고 한다.
이 기분은 절대 영원하지 않고 5분 안에 내가 바꿀 수 있다.
이 시기에 이 분은 realMySql 책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뭘 하고 싶은지 목표를 정하고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재미가 생기기 시작했고 자신이 하고싶은 정체성이 명확해졌다고 한다. 이후 AWS로 갔다...
AWS에서도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는데 처음에는 2년동안 3시 전에는 잔적도 없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하는데 음... 나도 요즘 3시 넘어서 자긴 하는데 이걸 2년동안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에 어떻게 이렇게 지속적으로 공부했냐는 질문이 나왔는데 이분이 당시에는 절박해서 했다고 답했다. 그냥 왜 내가 지금 열심히 해야하며 절박한지 이유를 찾으며 이를 행하는게 그냥 나다!! -> 나는 그냥 매일 새벽까지 공부하는 사람이다라는 정체성을 머리에 박았다고 한다...
이 얘기는 김영한님의 강의에서 나왔던 기본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와 비슷한 얘기인것 같다. 나도 꾸준히 해야지!!!
이후에는 AWS에서 강남언니로 이직하며 자신의 이전 직장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하면서 세션이 마무리 되었다.
즉 내가 느낀 이분이 하고 싶던 얘기를 요약하자면 아래 3가지일 것 같다.
- 내가 좋아하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이직을 한다.
- 외부 환경은 나에게 성장 가능성을 주지 않으면 떠나고 문화가 맞지 않다면 떠난다.
- 앞으로의 동료들이 어떻게 나에게 도움이 될 지 모른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각인을 줄 필요가 있다. 어떤 인연으로 발전되고 도움이 될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좋은 문구로 해당 세션을 마무리 하겠다.
우리의 귀중한 시간이 이런 식으로 그냥 흘러가도록 방치하는 것은 유죄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냥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살면서 시간 계획을 세우고 삶의 즐거움을 움켜줘야 한다...
그냥 무언가를 수행했다는 것을 면죄부로 여겨서는 안된다.
4. 쉬는 시간에 토스 채용부스에서 토스에서 일하는 개발자분과 이런저런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코드리뷰에 대한 얘기와 성장에 대한 얘기가 인상깊었는데 코드리뷰에 대한 환상을 너무 갖지는 말라고 하더라... 내가 너무 큰 환상을 갖고 질문을 했나 싶다. 결국 내가 공부해야하는 것인가
다음으로 내가 성장이 정체되는 기분이 든다고 했는데 실력은 꾸준히 오르는것이 아니라 한 계단씩 오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내가 한 단계 성장하면 그게 스스로 느껴지냐고 추가로 여쭤봤더니 사실 모르겠다고 하시더라 ㅋㅋㅋㅋ 그냥 꾸준히 공부를 지속하는 것이 답인듯 싶다
5. 이후 세션들은 AWS를 왜 사용해야 하는지와 이런저런 생각해보면 좋을만한 질문들에 대한 세션이었다.
AWS를 아직 사용한 경험이 없는데 꼭 한번 공부해서 사용해봐야겠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적극적으로 내가 사용해야겠다!!!
몇 가지 생각해볼 법한 질문들의 목록을 적어본다.
- 내가 있어야 할 곳,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 무엇을 왜 하는가
- 우리는 충분히 다양한 분야를 여유있게 경험해 봤는가
- 어떤 분야가 나랑 맞는가, 5년 후 10년 후 내 모습은 어떠한가
- 지금까지 공부한 방법으로 어떻게 해야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까
- 지금 내가 학습하는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7 대 3 정도로 새로운 방법을 적용해보자 -> 새로운 방법이 3 비율)
6. 마지막으로 패널분들의 토크가 있었다.
유튜브에서 본 분들을 현장에서 보니 뭔가 연예인 보는 기분이었다. 가장 위로를 받은 부분이 정말 대단한 개발자 분들도 여전히 고민을 하고 있고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을 이분들도 주니어 시절에 했다는 점이다. 결국 다들 말로 표현은 안하지만 스스로 무수히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현재 많은 고민들을 하지만 너무 깊은 생각을 하기 보다는 시간을 허투로 쓰지 말고 하루하루 할 수 있는 일들을 한다면 결국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을 갖고 지내야 겠다.
또한 이런 훌륭한 개발자 분들도 실패의 경험이 없는것이 아니었다. 앞으로 나도 무수히 많은 실패를 경험할 텐데 무너지지 말고 교훈을 배웠다 생각하면서 나아가는 개발자가 되어야겠다.
이번 DDC.2023 컨퍼런스는 기술적인 부분 보다는 성장에 대한 다양한 얘기를 들을 수 있던 컨퍼런스라 현재 나의 상황에는 좀 더 적합한 컨퍼런스가 아니었나 싶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즐겁게 시간 보내다 왔고 앞으로도 이런 컨퍼런스가 있다면 찾아보고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